귀하게 벌어 귀하게 쓰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 4장) u

훈독왕 | 20190902180608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 4장


4장 우리의 무대가 세계인 이유


귀하게 벌어 귀하게 쓰라


장사를 해서 모은 돈은 거룩한 돈입니다. 그러나 장사한 돈이 거룩한 돈이 되려면 거짓말을 해서도 안 되고 폭리를 취해서도 안 됩니다. 장사할 때는 항상 정직해야 하며 언제든지 이익을 3할 이상 남겨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귀하게 벌어들인 돈은 마땅히 귀한 일에 쓰여야 합니다. 목표가 분명하고 뜻이 있는 일에 써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평생 그런 마음으로 사업을 했습니다. 나의 사업 목적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하는 선교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업을 통해 선교자금을 번 이유 중 하나는 식구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선교활동비로 충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큰 뜻을 가지고 하는 일이라도 해외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일은 마음만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선교비용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선교비는 마땅히 교회 이름으로 벌어들인 돈이라야 했습니다. 떳떳하게 장사를 해서 벌어들인 돈을 선교비로 써야 무슨 활동을 해도 당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언가 돈이 될 만한 일을 찾아 고심하던 중에 우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 나는 식구들에게 한 달에 적어도 세 번은 서로 편지를 나누라고 권했습니다. 편지를 부치려면 40원어치 우표를 붙여야 하는데 우표를 한 장으로 붙이지 말고 1원짜리 40장을 모아 붙이게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에 세 번씩 보낸 편지에 붙인 우표를 떼어 팔았더니 첫 해에만 1백만 원 가량을 벌었습니다. 별것 아닌 우표가 큰돈이 되는 것을 경험한 우리 식구들은 그 일을 7년 동안이나 계속했습니다. 또 명승지나 배우들의 흑백사진에 물감을 칠한 브로마이드 사진 판매도 교회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교세가 확장되면서 우표 수집과 사진 판매만으로는 충분한 선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습니다.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내보내려면 그보다 더 규모 있는 사업을 해야 했습니다. 나는 일본 사람들이 쓰다가 버리고 간 선반기계를 1962년 화폐개혁 전에 72만 원을 주고 샀습니다. 화폐개혁을 한 후의 가치로는 7만2천 원짜리 기계였습니다. 그것을 교회로 쓰던 적산가옥의 구석진 연탄광에 들여놓고 '통일산업'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여러분의 눈에는 이 선반기계가 보잘것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고작 낡은 기계 한 대를 들여놓고 도대체 무슨 사업을 벌인다는 것인가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앞에 놓인 이 기계가 머지않아 7천 대 아니 7만 대의 선반기계가 되어 대한민국의 군수산업과 자동차 공업까지 꼬리를 물고 발전할 겁니다. 오늘 들여놓은 이 기계는 분명히 우리나라의 자동차 공업을 이끌어갈 초석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믿으십시오.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확신을 가지십시오."


나는 연탄광 앞에 식구들을 모아두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비록 초라한 시작이었지만 목표는 높고 원대했습니다. 식구들은 내 뜻을 따라 헌신적으로 일을 도왔습니다. 덕분에 1963년에는 조금 더 규모있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천승호'라는 배를 건조建造해서 인천시 만석동 부둣가에서 진수식을 가졌습니다. 우리 식구들 2백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고기잡이배를 바다로 내보낸 것입니다.


물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특별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배 속에서 탄생합니다. 어머니의 배 속은 바로 물입니다. 즉 우리는 모두 물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가 물에서 생명을 얻었듯이 물 속의 시련을 거쳐야 육지에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염원을 담아 바다로 배를 내보냈습니다.


우리가 만든 천승호는 아주 좋은 배였습니다. 서해를 빠르게 누비며 고기를 많이 잡아주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도 우리 식구들은 땅에서도 할 일이 많은데 굳이 바다에까지 나가 고기 잡는 사업을 벌일 것이 뭐냐는 반응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곧 해양시대가 열릴 것을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천승호를 띄운 것은 해양시대를 열기 위한 작지만 소중한 첫발이었습니다. 나는 그때 이미 더 넓은 바다, 더 크고 빠른 배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