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보다는 빵을 만드는 기술을 제공하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 7장) u

訓讀王 | 20191009083928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7장 한국의 미래, 세계의 미래


빵보다는 빵을 만드는 기술을 제공하라


인류의 기아문제를 해결하려면 씨를 뿌리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씨는 흙 속에 뿌립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 발아하고 싹을 틔우는 동안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기아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한테 당장 빵 한 덩어리를 주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힘들고 빛나지 않아도 밀을 심고 거두어 빵을 만드는 기술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으로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지역의 풍토와 흙, 사람들의 기질을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에는 '만추카'라는 나무가 있습니다. 콩고 사람들은 소를 팔기 전에 영양이 풍부한 만추카 나뭇잎을 먹여 소의 살을 찌웁니다. 사람들도 만추카 잎을 절구에 찧고 기름을 넣어 반죽한 뒤에 지져 먹습니다. 그러니 만추카 나무를 많이 심어서 독성이 있는 뿌리만 잘라낸 뒤 나무 전체를 가루로 만들어 빵이나 떡을 만들 때 넣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합니다. 또 고구마와 모양이 비슷한 "뚝감자'는 땅에 심으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다른 구황작물보다 수확량이 3배나 많습니다. 뚝감자를 많이 심는 것도 기아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자르딘에서는 큰 지렁이를 이용해 농사를 짓기 때문에 땅이 비옥합니다. 그 지렁이는 상파울루의 캄피나에서만 서식하는데 생태 습성을 연구해서 다른 곳에서도 기른다면 농사에 유용할 것입니다. 마토 그로소 지역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진출해서 누에를 연구합니다. 누에를 치면 값비싼 실크도 얻고 영양제를 만들어 팔아 식량을 살 수도 있을 겁니다.


인류의 기아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나라마다 사람들의 식성과 습관이 다르고 또 자라는 동식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웃에 대한 관심입니다. 내가 배부르게 밥을 먹을 때 누가 굶주리는지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류가 기아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진정한 평화는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배가 고파 죽어가는데 평화놀음은 사치일 뿐입니다. 


식량을 직접 나눠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기술을 보급하는 것입니다. 기술력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낙후된 지역에 학교를 세워 문맹을 퇴치하는 일과 함께 기술학교를 세워 당장 먹고살 수 있는 실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아프리카와 남미대륙을 정복한 서양 사람들은 그들에게 기술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땅에서 자원을 캐가고 그들을 일꾼으로만 부렸습니다. 그들에게 농사짓는 법도, 공장 돌리는 법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우리는 일찍부터 자이르와 콩고, 가이아나, 파라과이, 브라질 등지에 학교를 세우고 농업과 공업 기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들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몸이 아파도 가난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선진국에서는 사람들이 약물 과잉으로 병들어가지만 배고픈 이들은 간단한 설사약이나 감기약이 없어 죽어갑니다. 그래서 기아추방운동을 벌이면서 한편으로는 의료지원도 함께 해야 합니다. 무료 진료소를 만들어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그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나는 인류가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델로서 브라질의 자르딘 지역에 새소망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드넓은 땅을 갈아 농토를 만들고 고원지대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입니다. 새소망농장은 브라질에 있지만 브라질 사람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배고픈 사람들은 누구라도 새소망농장에 와서 일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온 오색인종 2천여 명이 항상 먹고 잘 수 있는 곳입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기관도 함께 설립해 농사도 가르치고 소를 키우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법, 고기를 잡고 가공해서 판매하는 것까지도 가르칩니다. 농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강 주변의 수많은 호수를 이용해서 양어장도 만들고 낚시터도 만들었습니다.


파라과이 국토의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차코는 오랫동안 버려진 땅이었습니다. 바다가 솟아올라 육지가 된 차코는 지금도 땅을 파면 짠물이 솟아나옵니다. 나는 칠순이 넘어 파라과이에 들어갔습니다. 오랫동안 버려진 땅에서 살아온 그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피폐했습니다. 그들을 보는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그들을 돕고 싶었지만 그들은 얼굴색이 다르고 말이 다른 나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정도에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석 달 동안 파라과이 강을 따라 그곳 사람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잠을 잤습니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에 일흔이 넘은 내가 뛰어든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도 낚시할 줄을 몰랐습니다. 내가 낙시로 물고기를 잡아올리는 것을 본 그들이 신기해하며 곁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낚시법을 가르쳐주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말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렇게 석 달 동안 함께 배를 타면서 우리는 서로 친해졌습니다. 그들이 마음을 열자 나는 세계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또 말했습니다. 처음 그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그렇지만 차코의 사람들은 해마다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자 뜨거운 마음으로 세계평화축제를 열 만큼 달라졌습니다.


파라과이 강은 바다처럼 깊고 넓습니다. 나는 파라과이 강에 큰 배를 띄우고 고기를 잡았습니다. 할 일이 없어 굶주리던 차코 사람들은 이제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기를 많이 잡으면 그냥 썪혀서 버리는 일이 생길 정도여서 강가에 냉동창고도 지었습니다. 피시 파우더를 만들 수 있는 공장도 세웠습니다. 배를 타는 것을 겁내는 사람들은 냉동 공장에서 고기를 저장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굶주림으로 인해 절망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된다고 당장 평화가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굶주림이 해결된 뒤에는 평화와 사랑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는 자르딘과 차코 같은 지역에 학교를 많이 지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소를 치게 했습니다. 소와 친구가 되어 노는 것도 좋지만 학교 교육을 받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말로 꾸준히 설득한 결과 지금은 학생이 많이 늘었습니다. 목장이 잘되면 간단한 기술을 이용해 물건을 만드는 경공업 공장을 만들어주었고, 학생들은 공장에서 일하려고 학교에 열심히 다니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굶어죽는 사람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그러니 굶어죽는 사람을 우리가 나서서 구해야 합니다. 분명한 책임감을 갖고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잘사는 사람은 좀 더 낮은 자리로 내려오고, 못사는 사람은 조금 더 높이 올려주어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