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도 - 부활편
상하·전후·좌우로 인연맺어진 존재임을 알게 하소서
상하·전후·좌우로 인연맺어진 존재임을 알게 하소서(아버지의 기도 - 부활편)
아버님께서는 어떠한 외모의 형태를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심중 깊이 스며 있는 본연의 자체를 일깨워
아버지를 흠모하는 마음을 찾고 그리워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역사노정과 시대적으로 복잡한 싸움의 노정을 거쳐 오시면서
바라시는 소망의 모습을 찾고자 수고하신 아버님을 저희들이 생각하게 될 때,
오늘의 내가 나 홀로 되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저희가 이 땅 위에 태어날 때는 상하·전후·좌우의 인연을 중심삼고 태어났습니다.
이 인연들은 무엇인지 모르게 완전무결한 하나의 목적의 가치,
혹은 전체적인 대상의 가치를 추구하도록
저희를 재촉한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와 같은 자아의 모습을 중심삼고
위로는 하늘이 있고 아래로는 선의 역사가
천륜과 더불어 움직이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고,
앞에는 소망의 세계와 좌우에는 저희의 동지와 민족과 동포가 있음을 느껴,
본연의 심정을 붙들고 이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있는,
상하·전후·좌우와 인연맺고자 하는 아들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자기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이것이 그리워 허덕이는 사람이 있다 할진대,
그들이 시대적으로 용납받지 못하고 생활적으로 반대받는 노정을 걸었다 할지라도
끝날에는 기필코 천성 앞에 세워질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지,
이제 분부하여 주시옵소서.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마음으로 아버님의 심정을 고대하고 흠모하오니,
아버님, 속상한 일이 있으시면 저희에게 체휼시켜 주시옵고,
처참하고 안타까운 일이 있으시면 저희의 몸을 통하여 실증시켜 주시옵소서.
저희의 몸으로 실증되는 자리에서 아버지의 실존을 느끼고,
아버지 앞에 머리숙여 감사드릴 수 있는
소망의 아들딸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59.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