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도 - 심정편
아버지의 심정의 동반자가 되게 하소서
아버지!
오늘 아버지의 심정동산에서
저희들의 몸이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이고,
모든 생각이 움직이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의 심정은
무한한 사랑의 심정인 것을
저희들은 알았습니다.
아버님의 심정은
무한히 슬픈 심정이옵고,
무한한 상처를 입고 있는 심정이라는 것도
저희들은 알았습니다.
한없이 슬프신 아버님,
한없이 수고하신 아버님,
지금도 한없이 마음을 졸이시는 아버님!
그 아버님이 창조주이시고,
그 아버님은
만상의 주인공이시라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님이 당하시는 그 한없는 슬픔이
저희 가슴에 스며들게 하여 주시옵고,
한없는 분함과 원통함이
저희의 심중에 흘러들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을 체휼한 자,
몸 둘 곳을 몰라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할
슬픔에 잠기게 하여 주시옵고,
그 마음을 수습할 수 없어
하늘인지 땅인지 모르는 채
통곡하는 아들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6천 년이나 슬픔의 제단이 연속된 데에는
선조들의 잘못이 있어서인 줄 아옵니다만,
오늘날 저희들이 또 책임 못 하여
슬픔을 후대에 넘겨줄까 봐 두렵사옵니다.
오늘 저희가
저희 일대(一代)에서
비운의 역사를 막고
하늘의 심정을 여기서부터 수습하여
새로운 기쁨의 심정으로 바꿔 놓아야 할 책임이
저희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았사오니,
이 시간 머리숙인 저희들,
아버지의 심정의 동반자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사람 같은 사람은 많사옵니다.
그런데 땅 위에
무엇이 없어서 하늘이 슬퍼하시는가 하면,
당신과 심정을 통할 수 있고,
당신의 사랑을 그리워할 수 있는
아들딸이 없어서인 줄 알고 있사옵니다.
하늘은 그러한 아들딸을 찾고 계신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았사오니,
이제 정성을 다하고
이 몸 마음을 다 드려
그 심정 앞에 부족함이 없다 할 수 있는,
인정받는 아들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저희들은 하늘이
어떠한 물질을 주는 것을 원치 아니하옵고,
사정을 알아 주는 것을 원치 아니하옵고,
은혜를 주는 것을 원치 아니하옵니다.
그보다는
은혜를 주신 후에 연락(宴樂)하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그 내정(內情)을
저희들이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슬펐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며,
고통의 아버지를 위로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딸이 되기를 바라옵니다.
이것을 목표로 하여
저희들은 험한 길도 개의치 아니하고,
몰리는 길도 개의치 아니하고,
핍박과 조롱의 화살이
이 한 몸에 휩쓸어 온다 할지라도
아버지를 향한 일편단심의 심정만을
가져야 하겠사오며,
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하늘을 향하여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그것을 내적인 충고로서 소화할 수 있는
아들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면서,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나이다. 아멘.
(1960.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