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존엄하신 아버님의 존전에 엎드려 기도할 적마다 기뻐하고 계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민망스럽고 죄송함을 금할 길이 없사옵니다. 아버님, 넓고 넓은 이 천지 가운데 저희 한국 백성보다 못한 민족이 없지만 아버님은 이 민족을 택하시었고, 수많은 인류 가운데 저희들보다 못한 자가 없지만 아버지께서는 저희들을 찾아오셨사옵니다. 철없이 굴고 있는 저희들을 백번 천번 보호하시면서 아껴 주신 것을 생각할 때에 아버지께서는 이 민족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저희들을 무조건 사랑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무지하고 철부지한 것들을 찾아오셔서 감당하기 어려운 천지의 복의 이념을 저희들에게 부여하셨고, 남이 꿈도 꾸지 못하는 거룩한 은사의 터전 위에서 무한히 샘솟는 심정으로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한날을 갖게 하여 주신 것을 감사드리오며, 이 모두가 아버지의 사랑의 손길임을 느끼옵니다. 아버지께서 지금까지 저희를 어떻게 길러서 아버지의 명령을 받드는 기수가 되게 하셨는가를 생각하게 될 때, 또한 찬서리 몰아치는 그 서글픈 지난날에도 참으시면서 복귀의 길을 닦기 위해 가셨던 당신의 길이 어떠하였겠는가를 생각할 때에, 천만 번 불초했던 과거를 다시 한 번 뉘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까지 당신이 넘으시었던 최후의 승리의 기준까지 쫓김받으면서도 나아갈 수 있는 무리를 이 나라 이 민족 앞에 세우시옵소서. 자기의 모습을 굽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며 채찍질할 수 있는 이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이 크나큰 뜻에 사무쳐 오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될 때에 저희들은 천만 번 아버지 앞에 감사 또 감사, 찬송 또 찬송을 영광된 아버지 앞에 돌릴 길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저희들은 나라 없는 백성들이었습니다. 나라를 잃어버린 망명자들이었습니다.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한 굶주린 거지였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새로운 고향, 본향의 땅을 찾아 세우는 참된 것인 줄을 알았사오니, 저희들은 잃어버린 본연의 가정과 본향 땅을 찾아 사탄에게 원수를 갚아야 되겠습니다. 그것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사탄이 틈타지 아니할 천적인 복의 기관인 저희의 모든 상속권을 보태어 역사적인 원수요, 시대적인 원수요, 미래적인 원수인 사탄을 대하여 어떠한 어려움과 어떠한 고통이 있더라도 저희들은 복수하여 탕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알고 있사오니, 아버님, 저희들에게 힘을 주시옵소서. 당신을 위하여 충효를 다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면서,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66.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