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열납하시는 제물

H.I.S | 20161221162726

아버님이 열납하시는 제물

 

제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일전에 한남동에서 난감한 일이 벌어졌답니다.

전남 어느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식구님이 한남동으로 고구마 한 자루를 부쳐왔는데 그 고구마가 배달되는 과정에 껍질이 서로 부딪혀 상해서 모양이 말이 아니었답니다. 그렇습니다. 고구마는 껍질이 연약해서 서로 부딪히게 되면 쉽게 상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시커멓게 되고 정말 볼품이 없게 됩니다. 그것도 박스 포장이 아니고 자루에 넣어서 보냈으니... 그리고 요즘처럼 택배가 이틀 만에 신속히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식구님이 멀리서 정성껏 보내온 것을 아버님께 보고드리지 않을 수도 없고 난감해하던 차에 아버님이 영적으로 아시고 무슨 일이냐고 먼저 물으셔서 어쩔 수 없이 고구마 자루를 아버님 앞에 드렸답니다.

아버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고구마를 일부는 삶고 일부는 튀기고 일부는 전을 부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요리를 해라고 하셨답니다.

아버님을 모시는 한남동 식구님들이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볼품이 없는 고구마를 맛있는 요리로 아버님께 만들어 드릴까...

 

그 일화를 전해 들은 저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지금 나 자신의 영혼이 고구마처럼 흉측하고 볼품없는 영혼이지만 내가 아버님을 향한 정성과 열정이 있다며 결코 아버님은 저를 외면하시지 않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껏 아버지를 향한 눈길을 고정하고 살아왔습니다.

껍질이 상해 볼품이 없는 상처투성이 고구마도 기쁨으로 열납하시는 아버님.

내가 아무리 상처가 많고 볼품없는 영혼이라할지라도 아버님을 향한 눈동자가 있고 아버님을 사랑해드리는 정열이 내 속에 있다면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는 아버님이신 것을 믿습니다.